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

Loading...

김장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노동 강도다. 주로 정신적스트레스(13%)보다 육체적스트레스(58.7%)가 원인이었다. 특히 이른바 ‘앉아서 쏴’ 자세가 가장 힘들었다. 응답자는 김장 과정에서 가장 힘든 과정 1순위로 ‘김장속·배추를 버무리며 오래 앉아 있을 때(25.1%)’를 꼽았다. ‘배추절임·무 썰기 등 재료 손질(23.7%)’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이들에 따르면, 김장에 최대 18시간(20%)~24시간(21%)이 소요된다.

김장에 필요한 노동의 강도가 과중하면서 주부 4명 중 1명(24.8%)은 김장 후유증으로 병원을 방문한 경험이 있었다. 이들은 김장을 마치고 나면 허리(44.4%)·손목(23.3%)·어깨(15.8%)·무릎(15.5%) 등에 주로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공행진하는 농산물 가격.

물가상승도 김포족 증가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에서 배춧값은 전년동월 대비 66.0% 폭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1포기 소매가격(5027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3271원) 대비 150% 수준이다(1일 기준). 잦은 태풍과 가을장마로 배추 작황이 악화하면서다. 배추뿐만 아니라 열무(88.6%)·오이(25.3%) 등 채솟값 상승률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직접 김장을 담그는 걸 고수하는 ‘김장족’도 일부 김장 프로세스는 간소화하는 추세다. 김장족에게 올해 김장 방식을 조사한 결과, ‘절임배추 구입 후 양념 속만 직접 만든다’는 답변이 과반이었다(50.7%). 또 ‘절임배추와 양념 속 모두 구입한다’는 답변은 11.9%를 차지했다. 과거처럼 전면 김장 체제는 실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형마트 포장김치 코너

대신 직접 김장을 하는 주부는 ‘소량 김장(20포기 이하·56%)’만 진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7%) 대비 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10포기 이하 ‘초소량 김장족’도 증가세다(18%→25%).

포김족이 증가하면서 포장김치 제조사는 배추 공급에 난항 겪기도 한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는 일시 품절 사태를 겪었다. 포장김치 브랜드 ‘종가집’ 제조사 대상은 “9월부터 꾸준히 포장김치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농가에서 수급하는 배추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대형마트에 공급하는 종가집 포장김치도 어느 정도 물량 제한을 두는 등의 방식으로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 종가집은 10월 14일부터 20일까지 7일 동안 3115명의 주부를 대상으로 ‘올해 김장 계획’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결과 ‘김장한다(45.1%)’는 주부보다 ‘김장 안한다(54.9%)’는 주부가 더 많았다. 지난 2017년 최초로 ‘김포족’ 비율이 과반을 초과한 이후 3년 연속 절반 이상의 주부가 올해 김장을 담그지 않는다.

특히 김장의 주류 계층으로 꼽히는 핵심 김장층인 50대·60대도 김포족에 속속 합류하는 추세다. 같은 조사에서 50대 이상 김포족 비율은 45%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33%)과 비교하면 1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Loading...